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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날짜> : 지리산/03.02.08-09(토-일)
<산행구간> : 중산리-칼바위-로타리산장-천왕봉-장터목-중산리
<참가자> : 청산.스카이.김경록.새벽별.다운.거북이
<특이사항> : 아래 비가 와서 전면 출입통제, 익일
산행허용/민박-4만원
[구간별시간]
05:20 : 중산리 매표소 통과
07:20 : 로타리 산장 - 일출 봄.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고서 벽소령 휴게소에 참가인원에 맞춰서 예약을 했다. 출발을 앞두고 사상터미널에서 모였으나 다른 산악회 회원인
다운에게서는 약속시간이 30분이 지났음에도 연락조차 없다. 조금만 더 기다리다 나타나지 않으면 바로 출발을 하기로 했을 때 연락이
왔다. 잠시만 기다려달라고...그리고 친구도 한 명과 같이 온다고...
스카이님의 차로 이동을 했다. 산행기점을 노고단으로 잡았으나 가는 길에 호야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지리산 전체가 통제되었다고
한다.
이왕 오르지 못할 바에는 관광을 한다는 생각으로 종주를 고집하는 다운과 친구를 화개까지 데려다 주기로 하고 비오는 섬진강을 따라
구경을 하며 이동을 했다. 다운과 친구는 화개까지 가서야 종주산행을 포기하고 우리와 행동을 같이 하기로 결정을 했다.
모두 중산리에서 민박을 한 후에 다음날 천왕봉에 올라 일출이나 보는 것으로 위로를 삼고자 했다.
중산리 민박집에 짐을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천왕사와 중산리 자연휴양림으로 구경을 했다.
천왕사에는 지리산을 대표하는 지리산 천왕성모가 모셔져 있다. 천왕성모는 지리산을 지키는 산신할머니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지리산의 신으로 보면 될 듯 하다.
천왕성모는 천왕봉 정상에 있었던 천왕사라는 절에 있었다고 김종직이나 조식선생은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이 절이 사라지고 천왕성모는
임진란 때 왜구가 머리와 몸을 두동강을 내고 도망을 했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모셔 놓았던 걸 후세 사람들에 의해 여러 차례 수난을 당했던 것을
현재의 천왕사 주지스님이 경남 일대를 다 돌며 겨우 찾아서 지금의 천왕사를 건립하고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여럿이 가는 여행에서 하루를 지내는 민박집의 생활은 서로간의 맘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저녁은 덕산으로 와서 매운탕을 먹고,
안주는 촌에서 나는 싱싱한 고기를 준비했다. 민박집으로 왔지만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니 술을 빠뜨릴 수야
없지... 준비해 온 고기를 구우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마시는 술은 잔을 기우릴수록 서로의 경계하는 마음은
사라진다.
하지만 저녁을 너무 거하게 먹었고, 식사를 마친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라 고기가 맛이 어떤지 알 수도 없고 배에서도 받아
들일려고 하지를 않는다. 그러나 다음날 고기를 무겁게 짊어지고 갈 수도 없고 버릴수도 없는 노릇이라 먹어서 해치워야만 했다.
중국에 있다 온 새벽별의 중국 얘기를 듣느라고 다른 사람들의 귀가 솔깃하다. 고생을 하고 왔을텐데 고생한 듯한 표정은 어디에도
없다. 얘기도 잘해요..
다음날.. 깨기 싫은 잠을 억지로 깨워본다. 이래저래 준비하고 짐만 밀어 넣고
출발을 하는데도 시간이 5시를 지난다. 일출을 보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매표소에서 통과 시간을 물어보니 순치가 4시
30분 정도부터는 통과를 시켜준 듯 하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지난 것을 어쩌리...
걸음을 새벽별님에게 맞추되 최대한 빨리 오른다. 칼바위까지 거의 쉼없이 올랐다. 우리 앞을 가고 있는 한 무리의 젊은 친구들이
있다. 여자들 대다수가 두꺼운 파카를 입은 채로 땀을 흘리며 낑낑거리며 오르고 있다. 남자들도 있고 해서 그냥 지나칠려고 하다 이
입이 가만있지를 못하고 그냥 흘리는 소리로 '그렇게 입고 올라가면 능선가서 추울낀데 웃옷은 벗어서 가죠?'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야 하는 오르막이다. 뒤를 돌아보니 나머지 분들은 상태가 양호한데 새벽별님 힘들어하는 듯 하다. 모른척
서둘러 오른다. 오늘같은 날은 반드시 일출을 그것도 어쩌면 평생을 두고 볼까말까 한 일출을 볼 수가 있을듯하다는 느낌이 바로
꽂힌다.
새벽별님의 모습을 보니 한번은 쉬어야 하겠다. 잠시 쉬면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재촉해서 오른다. 새벽별님
본인의 말처럼 빨리는 못 가도 천천히만 가면 하루종일도 걸을 수가 있다고 스스로의 체력을 과신(?)하는 별이라 충분히 따라 오리라 생각하고
걸음을 서둘러 본다.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고 나자 저 멀리 하늘이 색이 변해 온다. 앞으로 한 시간 정도면 일출을 볼 수가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거리는 법계사까지는 1킬로 조금 더 남았다. 마음이 조금씩 바빠져 온다. 모두의 표정이 일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힘들어하는 새벽별님에게는 일출 동영상 촬영을 하려면 조금 더 힘을 내야한다며 재촉한다.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그래도 일출을 볼 수 있는 위치가 몇 군데로 한정이 되어져 있기에 가일층 재촉을 한다.
드디어 로타리 산장 직전의 헬기장. 하늘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태양은 바로 얼마 후면 바로 오를 것이다. 서둘러 로타리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하자마자 태양이 오르기 시작한다. 몇 번이고 본 일출이지만 볼 때마다 다른 모습이고 그렇기에 또 그 느낌이
다르게 다가온다. 잠시동안 소원을 빌고 새벽별님 드디어 촬영에 들어간다. 나 역시도 이 감동적인 순간을 놓칠 수 없어 부지런히 카메라
샷터를 누른다(나중에 보니 제대로 찍혔다)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눈은 내려서 엉겨붙고 천천히 올라도 힘든 길을 정말 정신없이 올라온 사람이 있었으니... 당연히 지치고
힘들지.. 이제부터 한발 걷고, 쉬고, 한발 걷고, 쉬기를 반복한다. 그 체력에 자신한다던 별님 지리산을 가볍게 본 것이
아닌가???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라는데 내가 볼 때는 체력적인 문제가 아니라 오늘처럼 일출을 보기위해서 처음부터 걸음 자체를 무리한
속도로 오르느라 몸이 따라가지를 못하는 것이다. 평소처럼 걸었다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기본 체력이 있고, 우리의
목적인 일출도 봤으니 무엇이 바쁠것이 있으리오. 어차피 천왕봉만 가면 되는 것을...
덕분에 오르면서 아름다운 곳은 골라서 사진을 다 찍었다. 이 사람도 찍고, 저 사람도 찍고.. 하지만 몸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별님.. 한 발 한발 오르면 정상일 수밖에..
정상에서의 조망은 정말 무어라 설명을 하기가 힘들다. 어제 내린 비로 저 멀리 아득하기만 하던 노고단이 바로 눈앞에 와 있고, 덕두로
길게 능선을 뻗쳐있다. 덕유산 자락까지 한 뼘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니... 거창의 산들은 아예 구름아래 가려서 보일 생각도 하지를
않고 있다. 온갖 폼을 다잡고 사진을 찍는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던 새벽별님 사진을 찍느라고 힘든 줄도 잊어버렸나
보다. 날씨도 너무 푸근한 것이 봄날로 착각할 정도다. 여기서 마냥 살면 좋으련만..
제석봉을 향해서 간다. 장터목에 이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도 라면으로 식사를 떼우기로 하고 식사 준비를
한다. 같이 온 다운, 친구는 원래 계획대로 종주를 떠나고 우리는 중산리로 하산을 결정했다. 세석으로해서 거림골로 하산을 해도
가능하기야 하지만 무리하지 않는 것이 최상의 상태라고 결정을 내리고 미련을 떨쳐 버린다.
하산길은 썰매를 타고 내려와 본다. 때로는 엉뚱한 방향으로 내리쏟아지는 바람에 아슬아슬하게 멈춰 서기도 하지만 정말 재밌는 것이 이
썰매타기다.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 중산리 원점회귀 산행. 하산해서 파전과 동동주, 오뎅으로 끝을 내고 1박 2일의 소중한 추억은 뇌리 저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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