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신불산/04.01.15-6
[산행구간] : 영취산-신불산[1박]-영취산
[구간별 시간]
15:10 : 신평
16:00 : 정상 아래 대피소/16:40:출발[40분 휴식]
17:15 : 영취산 정상
17:50 : 신불산 대피소
전라도에 아는 님이 있다.
영남알프스를 밟고 싶다고 올라온다는 연락을 접했다.
작년 겨울 얼음골에서 같이 잔 이후 처음이다.
이래저래 하다보니 12시다.
준비하고 노포동으로 가서 신평까지 직행을 탔다.
이래저래 2시에 출발을 했다.
전화를 하니 두분은 이미 백운암으로 해서 오를려고 한단다.
머리를 굴렸다.
난 신평에서 소방도로로 바로 오르면 정상에서 만나겠구나...
정상의 취서산장에서 만나기로 서로 작전을 짜고 출발이다.
신평도착 3시 이래저래 10분에 출발.
숙박 장비를 챙겨들고 가니 배낭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70리터에 가득이다.
오랜만에 둘러맨 70리터 배낭이다(12월 31일도 매긴했지만..)
평소같음 조금 더 빨리 오르겠지만...배낭의 무게로 땀은 비오듯 흘러 내린다.
시계를 보는 내 마음은 초조하다.
멀리서 오신님을 기다리게 한다는 것이...
정상아래 대피소에 도착하니 4시 정각이다.
대피소 주인장이 알아보고 인사를 하며 약차 한 잔을 주신다.
먼저 출발한 님들에게 전화를 하니 시살등으로 나뉘는 지점에 왔단다.
아직 1시간 정도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대피소 주인장이랑 노닥거리며 컵라면을 하나 먹었다.
시간은 4시 40분.
다시 정상을 향했다.
정각까지만 가면 되겠기에 시간은 충분하다.
최대한 땀이 나지 않게 천천히 올랐다.
너무 일찍 도착했는데 땀을 너무 흘리면 추위가 장난아니다.
정상에 서니 바로 저 아래서 내보다 큰 배낭을 맨 두 사람이 낑낑거리며 올라오고 있다.
앞에 오는 분은 단독으로 낙남정간, 낙동정맥을 뛰고 다시 백두대간을 단독으로 뛰고있는 분이고, 뒤에 오는 사람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정상에서 서로 간단한 수인사를 나눴다.
신불산 대피소에서 밀양과 부산에서 올라올 친구들을 접선하기로 했단다.
대피소까지는 30여분이면 족하다.
대피소에 도착해서 보니 주인장은 어디가고 없다.
난 대피소 주변에서 나무를 하고, 한 분은 오징어 무침을 하고...
우리끼리 라면을 먹고 오징어 무침에 진도홍주 한 잔씩, 매실주를 차례로 비우고 이산 저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9시 정도 되니 밀양에서 아가씨 둘, 부산에서 남자 하나[부산에서 오기로 한 아가씨는 불참] 도착.
6명은 잠자리를 봐 두고[전라도에서 오신분이 침낭과 침낭카바를 새로 구입해서 비박테스트를 함] 본격적인 술판이 벌어짐.
홍주, 매실주, 소주 큰병2--가히 상상을 하지말자.
어찌 잤는지도 모르게 잠들었고, 다음날 아침 8시 기상해 보니 모든 짐들이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고 사람은 나 혼자다.
전라도 형님은 지리산 들어간다고 어제 저녁부터 날 꼬시더니 지리산으로 발길을 돌렸고, 나머지 사람들도 출근을 해야하기에 새벽 5시에 기상해서 모두 하산을 한 상태다.
혼자 라면을 끓여서 먹고 밖을 쳐다보니 바람은 몹시불고 온 산을 하얗게 눈으로 덮혀있다.
11시 30분 정신을 차리고 또 고행의 길을 나섰다.
눈내린 신불, 간월. 능동으로해서 석남사, 가지산, 표충사 어느 방향이든지 그때에 따라 발길을 정하기로 하고 떠났다.
때로 혼자하는 산행은 이런 점도 좋다.
신불산 정상을 코 앞에 둔 상태에서 한 치 앞도 안보이지만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이내 사람이 나타나고 서로 산인사를 하고 오르는데 후미에서 날 부르는 사람이 있다.
예전에 타 학교에 있을때 늘 같이 산행을 했던 분이다.
산행코스를 바꾸자고 제안하신다[몇년만에 보는 얼굴이라...]
망설이고 할 필요가 없다.
왔던 길을 다시 하산해서 신불산 대피소로 다시 들어와서 점심을 같이 먹고 영취산으로 출발이다.
눈은 계속 내린다.
이런날 누가 올까했는데..
경남상고 선생님들끼리 산악회를 만들어서 다니는데 오늘이 정기산행이란다.
내가 경상출신이라 소개를 하니 그분들 역시 어찌나 반가워 하시는지..
그러고 보면 세상은 참으로 넓고도 좁음을 오늘 다시 확인한다.
영취산으로 해서 지산마을 하산 4시.
지산-신평은 매시각 50분에 출발.
구판장에서 맥주 한 잔과 커피 한 잔씩을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본다.
동래에 도착해서 신토불이 보쌈집으로 직행.
내 차비며 밥값은 무료란다.
그리고 미술샘이 대학선배님이다.
기분이 너무 좋다며 오늘 저녁을 자기가 산다고 끝내 고집을 부린다.
회장님의 특별 허락하에 미술샘이 사는것으로 낙찰.
대신 나는 밥값하느라고 계속되는 산 질문에 대해서 꼭 묶어두었던 산정보들을 고스란히 풀어야만 했다.
보너스로 지리산에 대한 정보면 전설이며 다 풀어놔야만 했다.
덕분에 회원으로 가입을 제의받고 회장님으로부터 초빙산행장 제의까지 받고보니...
어쨌거나 이런 저런 얘기가 많았고, 추억의 한 장은 충분히 채워넣을 수 있는 산행이었다.